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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눈으로 행정을 살피는 시간

작성자 :
의정홍보담당관실
날짜 :
2025-11-13

11월은 지방의회가 한 해 동안의 행정 전반을 되돌아보는 ‘행정사무감사’의 달이다. 도의회는 이 시기를 통해 각 부서의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그러나 행정사무감사는 종종 ‘지적’이나 ‘비판’의 자리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진정한 감사의 의미는 잘못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정책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데 있다.

도의회의 역할은 단순한 감시자가 아니다. 행정의 파트너로서, 도민의 목소리를 대신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더 나은 길을 제시하는 ‘정책 설계의 동반자’여야 한다. 감사는 행정을 향한 꾸짖음이 아니라, 도민이 낸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고 있는지, 정책이 현장에서 진짜 힘이 되고 있는지를 함께 점검하는 협력의 과정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도민들은 크고 작은 바람을 전한다. 버스 한 대 더 다녔으면 좋겠다는 어르신의 말씀, 아이들 돌봄 공백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고민, 지역 상권의 활력을 위해 작은 규제라도 풀렸으면 하는 자영업자의 소망…. 이런 일상의 이야기가 모여 정책의 출발점이 된다. 도의회는 이 목소리들이 행정의 책상 위에서 잊히지 않도록 끊임없이 확인하고 되짚는 일을 한다. 결국 행감은 ‘비판의 시간’이 아니라 ‘도민의 눈으로 행정을 살피는 시간’이다.

올해 감사에서는 특히 현장의 체감도를 중시하고자 한다. 지표상으로는 성과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 도민이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짜 성과가 아니다. 행정의 목적은 도민의 편리함과 행복에 있다. 예산이 남았다는 이유로 연말에 급하게 집행되는 사업보다, 작더라도 도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이 더 큰 가치가 있다. 감사는 그 균형을 바로잡는 장치이자, 정책이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점검하는 기회다.

물론 행정의 노고도 함께 보듬어야 한다. 현장에서 뛰는 공무원들은 한정된 예산과 인력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고 있다. 감사가 이들의 노력을 폄하하거나 부담을 주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의회가 정책의 허점을 짚을 때에도, 그것이 ‘비난’이 아니라 ‘보완의 제안’이 되어야 한다. 서로를 향한 존중 속에서 정책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도민이 체감하는 행정의 신뢰도 쌓인다.

최근 지방의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감사, 주민 제보나 건의사항을 반영하는 참여형 질의 등 도민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 담아내려는 시도다. 단순한 문서 검토를 넘어 실제 현장 상황을 보고, 들으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쌓이면, 도민에게 ‘감사’는 멀고 딱딱한 제도가 아니라, 내 삶과 지역을 바꾸는 따뜻한 제도로 다가올 것이다.

결국 행정사무감사의 목적은 하나다. ‘도민이 체감하는 행정’을 만드는 것이다. 지방의회가 도민의 눈으로 행정을 살피고, 행정이 도민의 삶으로 답할 때 비로소 감사는 신뢰의 과정이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1월, 지방의회는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도민의 삶을 들여다보려 한다.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행정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 그것이 의회의 가장 큰 책무이자 존재 이유다. 도민과 함께, 도민의 눈으로 행정을 살피는 그 시간이 전북의 내일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밝히길 바란다.

김희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 새전북신문.2025.11.13.(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