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이용기능장 시험장 설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작성자 :
- 의정홍보담당관실
- 날짜 :
- 2025-09-15
전북에는 아직까지 이용기능장 실기시험장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응시 희망자들은 서울, 부산, 대전 등 원거리 도시로 이동해야만 시험을 볼 수 있다. 교통비와 숙박비 부담은 물론, 생업을 이어가는 분들에게는 하루 이상의 시간을 비워야 하는 큰 비용이 따른다. 결국 일부는 시험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지역 인재들에게 불공정한 출발선을 강요하는 셈이다.
이용기능장은 미용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증받는 자격이다. 이를 취득한 이들은 현장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주역이 된다. 그러나 정작 지역의 인재들은 시험장조차 없어 도전조차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전북 청년들과 현업 종사자들의 열정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현실이다.
현행 제도의 경직성도 문제다. 기능장 응시를 위해서는 7년 이상의 실무 경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용업계는 프리랜서나 1인 창업자가 많아 경력을 공식적으로 증빙하기 어렵다. 능력은 충분하지만 제도의 벽 때문에 응시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젊은 인재들의 도전을 막는 규정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필자는 최근 제42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용기능장 시험장 전북 설치 및 경력 요건 개선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2년제·4년제 대학의 미용 관련 학과 재학 기간을 실무 경력으로 인정할 것을 제안했다.
대학의 교육 과정은 단순한 이론 학습이 아니라 실습과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학 기간을 경력으로 보지 않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이다. 제도 개선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조기에 기능장 시험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전북에 시험장이 설치되고 경력 요건이 합리적으로 개선된다면, 지역 인재들의 자격 취득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관련 대학 교육에도 활력이 생길 것이다. 나아가 이는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용 산업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방에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은 인재들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용 산업은 단순히 머리 손질을 넘어 K-뷰티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했다. K-뷰티의 저변을 떠받치는 힘은 결국 숙련된 기술자와 전문 인재다. 기능장 제도가 그 정점에 있다면, 그 제도의 운영 역시 글로벌 경쟁에 걸맞게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와 관계 기관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편의 차원이 아닌 지역 균형 발전, 청년 인재 육성,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시험장을 설치하는 일은 공간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 인재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출발선을 보장하는 문제다.
전북에 이용기능장 시험장을 설치하고 경력 요건을 개선하는 일은 단순히 지역의 요구가 아니다. 한국 미용 산업이 세계 속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과제다. 국회와 정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조속히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 청년들이 “서울에 가지 않으면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는 절망감을 느끼는 사회는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를 줄이고, 어디서든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책무다. 특히 지역에서 배움과 경험을 쌓아온 인재들이 당당히 시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더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이제는 정부와 관계 기관이 결단해야 한다. 시험장을 설치하는 작은 변화가 전북 인재들의 꿈을 지켜주고, 더 나아가 K-뷰티 산업을 세계로 확장시키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지역에서 자란 청년이 공정한 조건에서 당당히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박용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새전북신문.2025.09.1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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