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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평 살이

작성자 :
의정홍보담당관실
날짜 :
2025-07-17

“염 의원~ 있는 것도 줄여야 할 판인디, 신호등이 또 생겼네. 그것도 모자라 무인 카메라까지 설치한다네. 니기랄 국가가 아니라 세금 뜯어가는 흡혈귀가 따로 없네” 내장에 사는 춘영이 형님의 하소연이다. “의원님~ 샘골시장 현대화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정읍시청 일자리경제과 김 과장의 첫인사다. “오메~ 민원인이 너무 많아 번호표 뽑아야겠어요” 시민소통실 김실장이 농담을 건넨다.

 아침부터 정읍시 시민소통실 한쪽에 자리한 3평의 소통방에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창살 없는 감방이 따로 없다. 전주가 아닌 정읍에서 민원 상담을 해 연료비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좋다. 커피숍이 아니어서 서로 부담이 없다. 자료와 담당 부서장을 쉽게 접할 수 있어 편하다. 도의원 선배인 이학수 시장의 작품이다.

 최근 3평 인생을 공감할 빵친이 생겼다. 지난 10일 재수감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3월 지귀연 판사의 ‘희귀한’ 판결로 석방된 지 124일 만이다. 그때는 마치 개선장군이 된 듯하였다. 하지만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그는 똥 씹은 얼굴이었다. 국민을 개·돼지로 여긴 자업자득이다. 정치가 아닌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검치의 인과응보이며, 군치로 영구집권을 노린 사필귀정이다.

 인생지사 새옹지마가 아닐 수 없다. ‘검사 윤석열’을 스타로 만든 건 2016년 국정농단 특검이다.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승승장구했다. 검찰개혁을 두고 은인 문재인 대통령과 맞짱을 떴다. 승자는 배신자였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 선정되어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숟가락만 들었다. 국정에 대한 철학이 없었다. 역사의식은 물론이거니와 시대정신이 부재했다. 그렇다고 준비된 인력풀도 없었다. 유일한 인적 네트워크인 검사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영역을 접수했다. 검찰공화국이었다. 하지만 ‘절대권력은 절대 망한다’는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윤석열의 퇴장으로 검찰조직도 전두환 군부의 ‘하나회’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싶다.

윤석열 집권 3년은 민주주의 교육의 산실이었다. 독재의 역설이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견고한지 만천하에 알렸다. 산업화를 선진화시킨 건 민주주의 덕이다. 한류의 바람은 민주주의 힘이다. 독재체제에서 산업화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자본 없는 노동은 시작이 미비하다. 노동 없는 자본은 끝이 아름답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화의 핵인 창조와 독창은 민주주의 나무에서 피는 꽃이다. 독재 치하에서는 꽃은커녕 뿌리도 내릴 수 없다. 나치와 스탈린 정권하에서 독일과 러시아는 죽은 시인의 사회였지 않은가?

 ‘행복은 아파트 평수가 아니라 관계의 평수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살아가는 데는 아방궁이 좋을지 모르나 사랑하는 데는 아궁이가 더 낭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아궁이라도 처지가 공간을 지배한다. 윤 전 대통령의 방은 TV가 비치되어 필자보다 팔자가 좋은 듯하다. 하지만 에어컨이 없다. 찜통 여름에는 에어컨이 죽부인이다. 전직 대통령의 3평보다 현직 도의원의 세평이 낫다. 정치는 생물이다.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전북도민일보.2025.07.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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