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보고, 남원을 되살려야 한다
- 작성자 :
- 의정홍보담당관실
- 날짜 :
- 2025-09-17
남원은 우리나라 자연과 역사, 문화를 고스란히 품은 땅이다. 해발 1,915m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종점이자 남원의 상징이며, 고려 말 이성계의 피바위 전투,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 육지에서는 남원 출신 황진 장군의 분투는 이곳이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증명한다. 또, 정유재란에 남원성 전투에서 끝까지 항쟁했던 남원 백성들, 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사랑의 도시, 판소리와 한옥이 살아 있는 문화의 터전이기도 하다. 남원은 단순한 지방 소도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온 공간이다.
하지만, 지금의 남원은 그 찬란한 기억과 달리 위기를 맞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지역 소멸의 경고음을 울리고, 청년층의 유출은 도시의 활력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서남대학교 폐교는 그 상징적 사건이었다. 대학이 사라진 자리에는 빈 상가만 남았고, 한때 번성했던 거리는 불 꺼진 채 쓸쓸한 기운만 남은 곳으로 변했다. 밤이 되면 도시는 더욱 고요해지고, 젊은 기척조차 찾기 힘들다. 교육 인프라도 붕괴 위기에 놓였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소규모 학교는 폐교되고, 남은 아이들은 먼 길을 통학해야 한다. 교육의 붕괴는 곧 지역의 미래가 무너진다는 의미다.
이 위기는 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의 인구 감소와 교육 소외, 산업 붕괴는 곧 대한민국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다. 남원이 무너지면 단지 한 도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의 한 축과 문화의 맥락이 함께 끊어진다. 지리산이 품은 이야기, 임진왜란의 피어린 기록, 춘향의 맑은 사랑 이야기가 설 자리를 잃는다는 뜻이다.
다행히 희망의 불씨는 남아 있다. 결국 해답은 ‘사람’에 있다는 것이다. 청년이 정착하고, 아이들이 웃으며 학교에 다니며,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 그런 남원을 만드는 것이 곧 지역 소멸을 막는 길이다. 행정은 여기에 과감히 투자하고, 주민은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교육, 주거, 문화, 산업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만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단과 공감대다. 남원을 지켜내는 일은 곧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을 지켜내는 일이다. 지방 소멸은 수도권 집중의 결과이며, 교육 붕괴는 국가의 미래를 갉아먹는 독이다. 따라서 남원을 살리는 것은 남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과제다.
남원은 결코 사라질 도시가 아니다. 지리산의 위엄과 춘향의 사랑, 그리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격랑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낸 만인의총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 땅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다시금 일어설 힘을 갖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남원이 다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함께 손을 맞잡고, 역사의 무게를 미래의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다.
남원이 사라진다면 단지 한 도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유재란의 참혹한 전란 속에서도 지켜낸 민족의 의지와 자존심마저 잃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남원을 지켜내는 길이 곧 우리 역사를 지켜내는 길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이정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새전북신문.09.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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