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공약 가운데 하나는 코스피 지수를 5,000포인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3,000선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고 있는 점만 보더라도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의 체질이 과거와는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권 출범 이후 사회 전반의 구조적 안정과 투자심리의 회복은 증시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순한 단기적 반등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 기업 환경이 총체적으로 개선될 때 비로소 주식시장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투자심리와 글로벌 환경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대내외적 정치·사회 안정과 제도적 신뢰 구축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었고, 이는 시장 참여 확대와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금리 안정, 기업 실적 회복, 외국인 자금 유입이 동반된다면 코스피 5,000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로 다가온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이 맞물리면 한국 증시는 국제 자금의 중요한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코스피의 저평가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단순히 지수의 높낮이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꽃이자 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필수 기반이다. 자본시장은 신사업 투자, 연구개발, 자본 확충을 가능하게 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 국가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결국 건강한 시장은 기업과 개인 모두의 번영으로 이어지며,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 보호 제도와 투명한 회계·공시 체계 강화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제도 개선과 투자 문화 성숙

시장은 과도한 정부 개입보다 자율적인 흐름 속에서 성장한다. 정부가 할 일은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내고, 기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업의 선순환적 투자 확대를 끌어내기 위해 상법 개정, 세제 지원, 연구개발 인센티브 강화 등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제도 개선은 기업 체질 강화와 함께 강소기업·히든챔피언을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또한 저금리 시대에 주식시장은 안정적 투자처로 부각된다. 정부와 금융권은 국민 공모주, 국민 삶 향상 펀드 같은 대중적 투자 기회를 확대해 ‘전 국민 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 건전하고 투명한 투자 문화가 정착된다면 도덕적 해이를 줄이고, 기업 성장과 국가 경제의 동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며, 금융 교육 확대와 장기 투자 유도 정책도 필요하다.

5,000포인트의 조건과 의미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이 시장을 신뢰하며, 국가 경제가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데서 비롯된다. 무분별한 확장과 투기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해치는 독이지만, 체계적인 규제 개혁과 성장 정책, 투자자들의 성숙한 참여가 맞물린다면 코스피 5,000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요동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주식시장의 활성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국민과 기업 모두의 부가 성장한다. 코스피 5000 시대는 포퓰리즘적 수사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시대적 과제다. 이는 한국 경제가 선진 자본시장의 반열에 오르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김희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 전라일보 2025.09.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