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뚱맞다
- 작성자 :
- 의정홍보담당관실
- 날짜 :
- 2026-02-10
“아들~ 눈이 이쁘게 내린다. 오랜만에 엄마랑 아빠랑 산에 가자~” 눈으로 유명한 전雪의 고향, 정읍에 눈다운 눈이 내리자 고2 늦둥이 아들에게 깜짝 제안했다. “생뚱맞게 무슨 말씀이에요. 미리 알려줘야지… 이미 친구들과 선약이 있는데…” 돌아온 답은 단호한 퇴짜였다. 준비도, 공감도 없는 제안은 설득이 아니라 부담일 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생뚱맞다.’ 이 한 단어는 지난달 정청래 당대표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깜짝 합당 제안에 대한 윤준병 전북도당위원장의 입장이다. 전북특별자치도민과 민주당원의 민심과 당심을 가장 정확히 대변하는 표현이다.
정청래 당대표의 합당 제안은 다가오는 지방선거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선거인 만큼 민주개혁 진영의 분산을 최소화하여 지방선거에 승리하고자 하는 고심에 찬 전략이자 결단이다. 정 대표의 명분에는 십분 공감하면서도 당의 정체성과 공정성 문제를 간과한 것에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합당 제안에 대한 AI의 답변 역시 명확했다. ‘명분은 옳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다.’
이번 합당 논의는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관련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충분한 내부 논의 없이 밀실에서 추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했다. 당내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신뢰는 흔들렸고,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커졌다. 정치에서 절차가 무너지면 명분도 함께 무너진다.
민심 역시 냉정했다. 한국갤럽, NBS 여론조사를 보면 대다수 국민들, 특히 중도층과 2030, 서울 수도권과 부울경 지역은 합당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을 압도했다. 이는 국민 다수가 이번 합당 논의를 통합의 비전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이 고개를 갸웃하는 선택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당내 반발은 더욱 분명하다. 최고위원을 비롯해 다수의 현역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이견 표출이 아니라, 당의 정체성과 향후 노선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그럼에도 지도부가 속도전을 택한 것은 정치적 설득 대신 밀어붙이기를 선택한 셈이다.
무엇보다 시기가 최악이다.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공천 전략과 조직 정비에 매진해야 할 때다. 이런 엄중한 국면에서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합당 논의는 스스로 공을 걷어차는 ‘똥볼’과 같다.
조국혁신당의 입장 또한 명확하다. 조국혁신당은 분명한 마지노선을 설정하며, 민주당과의 합당보다는 대안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흡수 통합을 전제로 한 접근은 애초에 현실성도, 상호 존중도 결여된 구상이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친다’는 말은 선거공학을 경계하는 오래된 정치의 교훈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를 포함한 호남을 또다시 전략적 선택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면, 그 정치적 대가는 절대 가볍지 않을 것이다. 호남은 늘 민주당을 지켜왔지만, 일방적 결정을 묵묵히 감내하는 존재는 아니다.
“아들~ 그래 미안하다~ 아빠가 생뚱맞았다. 대신 설날 명절 연휴에는 꼭 함께 산행 하자구나~”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에게 먼저 건네야 할 말도 다르지 않다. 필요한 것은 돌발적인 통합이 아니라, 충분한 소통과 신뢰 회복이다.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전북도민일보.2026.2.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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