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격
- 작성자 :
- 의정홍보담당관실
- 날짜 :
- 2026-07-07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국민은 기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단순한 경기 결과가 아니었다. 선수들의 투혼과 별개로, 홍명보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리더십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승리는 선수의 몫이고, 패배는 감독의 책임”이라는 말처럼, 리더의 자리는 영광보다 책임이 먼저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큰 호재 속에서 치러졌다. 수치적으로는 이겼지만, 내용적으로는 결코 마음 놓고 웃을 수 없는 선거였다. 특히 전북도지사 선거 결과는 치열한 접전 끝에 얻은 승리였지만, 그 과정에서 남은 갈등과 상처를 생각하면 ‘상처뿐인 영광’에 가까웠다.
또한,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호감 여론의 하락, 이른바 데드크로스 흐름 역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정청래 전 당대표의 리더십 논란도 마찬가지다. 강한 리더십은 필요하지만, 강하기만 한 리더십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필자는 최근 제13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인다. 앞으로 이원택 도정에 대해서 무조건적 협력이나 무조건적 비판이 아니라, 비판적 견제와 생산적 협력의 자세로 임하고자 한다. 의회는 집행부의 거수기가 아니며, 그렇다고 반대를 위한 반대의 장도 아니다. 도민을 위한 길이라면 협력하고, 잘못된 길이라면 분명히 견제해야 한다.
전북은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지방주도 성장시대를 국정기조로 제시한 지금, 전북은 정치·경제적으로 새로운 도약의 문 앞에 서 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준비된 리더십만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리더의 첫 번째 자질은 조율이다. 리더는 혼자 빛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빛나게 만드는 사람이다. 적재적소에 동료 의원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그들이 의정활동의 스타가 될 수 있도록 때로는 조연의 역할도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은 의회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 번째 자질은 소통과 화합이다. 의회는 다양한 생각이 충돌하는 공간이지만, 그 충돌은 분열이 아니라 더 나은 결론을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동료 의원들과 함께 전북도의회의 품격과 가치, 그리고 자존을 지키는 것이 위원장의 중요한 책무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하나의 방향으로 모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리더다.
세 번째는 책임감이다. 미국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집무실 책상에 “The Buck Stops Here(최종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라는 문구를 두었다. 리더는 성과를 동료와 나누고, 실패와 비난은 먼저 감당하는 사람이다. 도의회가 칭찬받는다면 그것은 동료 의원들의 공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 책임은 위원장이 먼저 지겠다.
리더는 앞에서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고 옆에서 함께하며 마지막에는 책임지는 사람이어야 한다. 필자는 기획행정위원장으로서 조율하고, 소통하며, 책임지는 리더십으로 전북의 새로운 백 년을 준비하겠다. 그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리더의 자격’이다.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전북일보.2026.07.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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