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하 광역의원 법령 자문위 신설해야
- 작성자 :
- 의정홍보담당관실
- 날짜 :
- 2026-08-07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복원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전국 17개 광역의회와 226개 기초의회는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을 이끄는 정책적 주체로 뿌리내렸다.
자치분권 확대와 함께 지방 행정이 한층 다양해지면서 지방의회에 요구되는 견제와 감시, 그리고 정책 대안 제시라는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그러나 자치분권이라는 시대적 구호 뒤에는 여전히 거대한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지방 주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앙정부의 법령과 하위 지침이 제·개정될 때, 정작 정책의 직접 당사자인 지방 현장의 목소리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킨 최근의 법령 제·개정 사례들은 이러한 불균형을 명확히 보여준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수도권 공장 총량제 및 첨단산업 입지 규제 완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른 수도권 기업의 법인세 감면 혜택 유지·확대, 그리고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운영고시」 개정을 통한 수도권 이전 기업 재정 지원 조건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책은 지방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어 수도권 쏠림을 가속화하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지향에 역행했다.
현행 「국회법」 제98조의2에 따라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 무수한 행정입법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되지만, 이는 주로 ‘법률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검토될 뿐이다.
해당 법령이 지방자치와 민생 현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충격을 줄지 다루는 ‘지방정책영향성 평가’는 제도적으로 전무한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중앙 부처의 행정 편의적 발상이나 현장과 동떨어진 가이드라인이 법령의 탈을 쓰고 전국에 일괄 적용된다. 지방의회는 중앙 지침에 맞춰 조례를 수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수동적 집행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깨뜨리고 입법부 차원의 실질적 ‘중앙-지방 협력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해법이 바로 「국회 산하 광역의회 법령 자문위원회」의 신설이다.
이 구상의 핵심은 정부 법령이 지방자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전국 17개 광역의회가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통해 지방정책영향성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그 결과를 국회 상임위원회에 자문 보고서 형태로 공식 제출하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국회 역시 입법 심사 과정에서 현장의 생생한 자문을 얻는 입체적 국정운영이 가능해진다.
또한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행정입법 독주를 견제하고 법령의 완성도를 크게 높일 뿐만 아니라 광역의회가 지닌 현장성과 전문성을 국가 입법 과정에 반영할 수 있다.
이는 지방의회가 중앙 입법에 참여하는 통로를 엶으로써 향후 양원제 하원(下院)에 준하는 지방의회의 위상 강화와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이미 지방 현장에서는 관련 정책연구와 입법 촉구의 목소리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회와 중앙정부는 이제 지방을 단순한 ‘지침 수용자’가 아닌 ‘입법과 정책의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중앙 중심의 단선적 입법 구조를 깨고 지방의 현장 목소리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 자치분권의 완성표에 성큼 다가갈 것이다.
국회 산하 광역의회 법령 자문위원회 신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정종복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전라일보 2026.08.0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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