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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배우는 교육에서 한글로 생각하는 교육으로

작성자 :
의정홍보담당관실
날짜 :
2026-10-08

2026년은 한글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1926년 조선어연구회는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한글을 기념하기 시작했고, 1928년부터 ‘한글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오늘날의 10월 9일은 1945년 훈민정음 해례본의 기록을 근거로 정해졌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26년을 ‘한글의 해’로 정하고 한글날 100주년과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등을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한글날 100주년을 맞아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은 과거의 한글만이 아니다. 앞으로한글이 교육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과 뜻을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오늘날의 한글교육도 글자를 읽고 쓰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글로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만들고, 질문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힘까지 길러야 한다.

오늘날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간다. 교과서와 책은 물론 스마트폰과 유튜브, SNS, 게임, 인공지능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글과 정보를 만난다. 그러나 정보를 많이 접하는 것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이 아니다. 글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며,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고,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표현하는 힘이 필요하다. 이것이 오늘날 문해력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전북교육도 독서·인문교육, 수업혁신, 교과학습 강화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읽기와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고 토론과 탐구 중심의 수업을 강화하는 것 역시 같은 방향이다. 한글날 100주년을 맞아 전북교육이 거창한 새로운 사업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추진하고 있는 한글과 문해력 교육을 학생들의 실제 역량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다.

한글날을 계기로 학교에서 한글과 문해력 교육을 보다 집중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하루짜리 기념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기와 쓰기, 토론과 발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교육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글을 읽고 자신의 질문을 만들고,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며, 이를 다시 자신의 글로 표현해 보는 경험이 학교 교육 속에 자리 잡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한글과 문해력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제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아 읽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는 시대를 살아간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내놓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답의 내용을 읽고 사실인지 판단하며 다른 정보와 비교하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생각으로 다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AI교육과 문해력 교육을 별개의 영역으로 다루기보다 함께 연결할 필요가 있다. AI에게 좋은 질문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AI가 제시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오류를 찾아내며 자신의 언어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글날 100주년은 과거의 한글을 기념하는 데 머무를 때가 아니라 앞으로의 한글교육을 고민해야 할 때다. 지역의 말과 글을 교육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이 부모와 조부모를 만나 전북의 방언과 지명, 지역의 이야기와 생활 속 표현을 기록하고 이를 디지털 자료로 남긴다면, 한글교육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세대 간 소통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다. 생각을 담고, 질문을 만들고,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는 도구다. 그렇기에 한글날 100주년의 의미도 과거의 문자를 기념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늘의 아이들이 한글을 통해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야 한다.

이제 전북교육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한글을 기념하는 교육’에서 ‘한글로 생각하는 교육’으로, ‘한글을 배우는 교육’에서 ‘한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사업의 이름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힘을 갖도록 돕는 일이다. 새로운 100년의 한글교육은 아이들이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힘을 키우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박수형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전북도민일보 2026.10.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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