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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성장의 결실은 농민과 서민에게도 돌아가야 한다

작성자 :
의정홍보담당관실
날짜 :
2026-10-28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에서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출산업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에 쓰겠다는 취지는 반갑다. 그러나 먼저 물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대한민국은 수출로 성장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하고 세계시장을 개척하면서 대기업과 수출산업은 기회를 얻었다. 그 이면에는 농산물 시장개방의 부담을 떠안은 농민이 있었다. 내수 침체와 산업구조 변화에 생존을 걱정한 소상공인과 노동자도 있었다. 성장의 성과는 특정 산업에 쏠리고 비용은 약자가 감당한다면 공정한 성장이라 할 수 없다.

첨단산업 육성과 기술혁신은 필요하다. 대기업의 성장을 막자는 말도 아니다. 다만 성장의 결실은 함께 나누고 전환의 부담은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 국가재정은 그 간극을 메워야 한다.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성과가 농촌과 골목상권에도 닿아야 한다.

농촌의 현실은 팍팍하다. 농자재 가격과 인건비는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불안정하다. 기후재해는 한 해 농사를 위협한다.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농가는 10만8315가구, 농가인구는 20만6922명이다. 이들의 삶은 지역경제와 공동체의 존립에 직결된다.

전북 2인 이상 농가의 연평균 소득은 약 5480만원이다. 그러나 농사로 번 돈만이 아니다. 농업 외 소득과 이전소득 등이 포함됐다. 전국 2인 이상 농가의 평균 농업소득은 연 1171만원이다. 농가소득 총액만 보고 농업의 형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는 소득 기반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소상공인도 다르지 않다. 임대료와 에너지 비용, 인건비를 감당하기 벅찬데 지역 소비마저 위축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에너지 전환도 밀려온다. 자본과 기술을 갖춘 기업에는 기회지만 투자할 여력이 없는 영세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생존의 문턱이다.

농업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환경과 공동체를 지킨다. 소상공인은 일자리와 골목경제를 떠받친다. 이들이 무너지면 청년이 머물 자리도 줄어든다. 미래대응기금의 ‘지방’ 투자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건물과 시설보다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기금 설치법안을 논의하는 지금, 세 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법적 사업 범위와 운용계획에 농어민·소상공인 지원을 명시해야 한다. 기후재해 대응, 생산비 절감, 소득안정, 친환경·스마트농업 전환을 뒷받침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환, 지역상권 회복도 빠져서는 안 된다. 첨단산업의 성과가 언젠가 퍼지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할 수는 없다.

둘째, 지역에 소득이 남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전북 같은 농업 중심 지역에서는 주민이 참여하고 수익을 나누는 재생에너지 사업, 농업과 첨단기술의 결합, 지역 순환경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익을 마을 돌봄과 교육, 청년 정착에 다시 쓰는 구조도 필요하다. 외부 기업이 이익을 가져가고 시설만 남기는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셋째, 성과평가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기업 매출과 기술개발 실적만으로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농가소득이 늘었는지, 지역 일자리가 생겼는지, 골목상권이 살아났는지 따져야 한다. 주민의 삶이 나아졌는지가 재정 투자의 성적표여야 한다.

농민이 농사를 포기하지 않고 소상공인이 가게 문을 닫지 않으며 청년이 고향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일도 미래 투자다. 성장의 결실이 농촌과 골목까지 돌아갈 때 국가의 성과는 국민의 행복이 된다.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결국 사람을 지키는 일이다.

임종명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전라일보 2026.10.2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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